어떤 것이 나에게 왜 흥미로운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Weekly Commits은 한 주에 보았던 아티클, 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왜 흥미로운지를 담아 소개한다.
(1) Readwise가 사용자 행동을 광고로 바꾼 방법
아티클, 메모를 관리하는 생산성 앱인 Readwise는 x.com에서 사용자의 행동을 광고로 전환한다. 저장하고 싶은 트윗에서 @readwise 를 태그하면, 트윗을 Readwise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Readwise 앱에 접속해서 링크를 추가할 필요가 없어진다.(UX 단축)
또한 @readwise 를 태그한 게시글은 x.com에 계속 남아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광고의 역할을 한다. UX 단계를 단축시키면서도 사용자의 행동을 광고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Readwise의 바이럴 마케팅 방식이 흥미롭다.
(2) 중고 책으로 AI를 학습시키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클로드 개발사인 Anthropic은 수백만 권의 해당하는 중고 인쇄물을 구매하여, 디지털 형태로 스캔 후 원본 인쇄물을 파기하는 형태로 AI에게 학습할 데이터를 수집했다.
인쇄물의 저자에게 허락받지 않고 중고 인쇄물을 구매하여 AI에게 학습시키는 행위가 공정 이용인가 라는 부분 때문에 재판을 받았는데, 스캔 된 인쇄물이 저작물을 변형한 형태이고 회사 외부로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사는 공정 이용이라 판단했다. 다만, 전자책의 경우에는 공정 이용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추가 재판을 받는 중이다.
판결의 핵심문구:
Everyone reads texts, too, then writes new texts. They may need to pay for getting their hands on a text in the first instance. But to make anyone pay specifically for the use of a book each time they read it, each time they recall it from memory, each time they later draw upon it when writing new things in new ways would be unthinkable. For centuries, we have read and re-read books. We have admired, memorized, and internalized their sweeping themes, their substantive points, and their stylistic solutions to recurring writing problems.
모든 사람은 글을 읽고 나서 다시 새로운 글을 쓴다. 물론 처음에 어떤 글을 얻으려면 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 책을 읽을 때마다, 기억에서 그 내용을 떠올릴 때마다, 나중에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글을 쓸 때 그 책의 내용을 활용할 때마다 매번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책을 읽고 또 읽어왔다. 우리는 책의 광범위한 주제, 의미 있는 논점, 그리고 반복되는 글쓰기 문제를 해결하는 세련된 방식 등을 감탄하며 기억하고, 마음속에 깊이 내면화해왔다.
AI를 학습할 때 실물 출판된 인쇄물을 사용하면, 저자와 협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을 주목해서 보아야 한다. AI 업계는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낼 것이다.
(3) Coatue의 2025 KeyNote
미국의 크로스오버 투자 운용사(상장 기업과 비상장 기업을 모두 투자하는 운용사)인 Coatue는 매년 EMW(East Meets West)행사에서 KeyNote를 발표한다. Coatue의 Keynote Deck에서는 상장 기업과 비상장 기업을 모두 다루기에 다른 투자 운용사의 KeyNote보다 유심히 보고 있다.
Coatue의 KeyNote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2030년 시가총액 상위 40대 기업 파트였다. 구글과 애플이 시가총액 상위 40대 기업에서 제외되었다는 부분이 의미심장.
(4) Zapier CEO의 AI 자동화 엔지니어 채용공고
노코드 워크플로우 툴 Zapier의 CEO가 AI 자동화 엔지니어 채용공고를 게시했다. 역할은 회사 직원들의 AI 역량을 키우고, 직원들의 업무 중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을 자동화해 직원들이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직무이다.
이걸 보고 일종의 HR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개발 역량이 필요한 HR 직무가 대세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삼일 회계 법인은 디지털(Digital) 역량이 있는 지원자를 뽑는 별도의 전형을 만들기도 했다) 모든 직군에서 개발 역량이 필수가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5) AI는 결과 기반 가격 책정 때문에 매출을 예측하기 어렵다
55년된 벤처 케피털 회사인 Mayfield의 Navin Chaddha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보았다.
Mckinsey과 같은 컨설팅 회사는 시간 기반의 청구를 하고 있고, AI(LLM) 서비스는 결과 당 비용을 측정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전혀 다른 시장을 타겟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작은 기업들은 컨설팅 회사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가 일어났을 때만 돈을 지불하면 되는 AI 서비스들이 초기 시장 침투가 용이할 것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이런 AI 서비스에도 문제가 있다. 시간 기반의 가격 청구는 매출을 예상할 수 있는데, 결과 기반 가격 청구는 매출을 예상하기가 어렵다.
(6) Cloudflare, AI 크롤러를 기본 차단하는 기능 도입
웹 인프라 기업인 Cloudflare가 AI 크롤러가 웹사이트 크롤링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도입했다. 대신 웹사이트를 AI 봇이 크롤링할 때 마다 결제해야 하는(Pay per Crawl)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Cloudflare에 의하면 OpenAI의 크롤링-추천 비율은 1,700:1에 불과해, AI로 인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상당한 트래픽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AI 스타트업에게는 정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학습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져 새로운 AI 모델을 만드는 후발주자가 나타나기 어려워질 것 같고, Cloudflare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은 것 같아 흥미롭다. 다만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수익 모델은 뉴스 회사와 같은 대기업만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조금 과장해보자면, 미래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AI 봇에게 제공할 콘텐츠를 만드는 역할이 될지도 모르겠다.
(7) 생각보다 중요한 것은 많지 않다
ZVZO의 CEO, 원지현님이 2022년에 작성한 글이다.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을 하고 있는가?’로 요약된다.
창업 후 약 3여 년 후쯤 어느 날, 나는 우리가 ‘중요한’ 것들에 시간을 쓰고 있지 않아왔을 수 있다는 생각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A부터 D까지, 위의 후드 문구처럼 그야말로 ‘개같이 집착’하며 일했는데, 어쩌면 A부터 D까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그거 100점 맞아도 성공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 있다는 의심이었다. 그런데 그 의심은 데이터를 까보며 무섭게 진실로 바뀌어갔다. 그날 새벽 사무실 혼자 덩그러니 느꼈던 무력감과 자책감은 평생 잊지 못한다.
그때부터 나는 이 질문을 항상 들고 있게 됐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은 A, B, C이고, 우리가 A, B, C를 정복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맞나? 우리가 하는 A’, A’’, A’’’ 같은 프로젝트들은, ‘A가 중요하다.’는 가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도가 맞나? 다시 말해, 중요한 영역(A, B, C)에서 중요한 시도(A’, A’’, B’, C’, C’’, C’’’)를 하고 있나?
이 질문에 잘 답을 할 수 없는 상태면 그날 새벽처럼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글을 보고 한참은 생각해보았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내린 결론 중 하나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결정한다는 것’
(8) 초기 스타트업 팀과 제품에 대한 생각들
ZVZO의 CEO, 원지현님이 2013년에 발표한 슬라이드다.
어디서 천재 소리 듣는 A급 인재들이 집에서는 졸업 언제하냐 왜 사업하냐하고 주변 친구들은 한없이 잘나간다. → 모두 겉으론 멀쩡해도 속은 늘 예민
위 문구가 스타트업을 관통한다고 느꼈다. A급 인재만 모아도 망할 가능성이 90%인 것이 스타트업인데, A급 인재들의 멘탈을 잘 케어하는 것도 스타트업 리더들의 덕목이라고 느껴졌다. 팀원들의 멘탈 관리를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더 와닿았던 문구다.
헤비 유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엄청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PMF를 찾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는데 이와 상충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다.
프로덕트 매니징과 관련된 다른 글에서도 비슷한 메세지를 볼 수 있었다. 헤비 유저는 목소리가 가장 크지만 일반적인 사용자의 요구와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내용.
헤비유저 대신 일반 사용자에게 집중하라는 말을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생각과 반대 의견을 가진 이 글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9) 새로 들어온 직원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Lovable에서 Growth를 맡고 있는 Elena verna가 Lovable에 합류하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사례를 들어 설명한 글이다.
짧은 요약:
1일: 잘 작동하는 것이 무슨 이유로 잘 작동하는지 파악하기. 잘 작동하는 것을 망하지 않게 하기
2~30일: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80% 가능성으로 성공할 것을 찾아 시도하기. 최적화와 개선에 집중
30일: 더 큰 사업에 대해 생각해보기. 그러나 무엇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지는 않기.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30~90일: 회사에 대해 나의 관점을 기록하기. 회사에 대해 깊게 알수록 제품을 고객처럼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때 쯤 관점을 기록하면 좋음
90일 전에 하면 안되는 것: 1) 증명하려고 하기 2) 속도에 집중해서 팀원과 Allign에 실패하기 3) 고장나지 않은 것 고치기
글이 너무 좋아 놀랐다.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시스템 속 무언가를 개선하고 싶어한다. 증명해야 한다고 스스로 압박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반에 증명하려고 하는 압박은 일을 그릇되게 한다. Elena verna의 글에서 초반에는 증명보다는 잘 돌아가는 것을 더 잘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점, 30~90일 차에 회사에 대한 나의 관점을 기록해야 한다는 부분이 좋았다.
(10) OpenAI의 Windsurf 인수 무산, Windsurf CEO는 구글 딥마인드에 합류
OpenAI의 AI 코딩 스타트업 Windsurf 인수가 무산되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의 갈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가 Windsurf를 통해 AI 코딩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Windsurf는 다시 매물로 나왔는데, 구글이 $2.4B(한화 3.3조원)에 인수하여, Windsurf의 CEO를 포함한 인재들을 구글 딥마인드로 영입했다. 이때 구글은 Windsurf의 지분을 인수하지 않았다.(어떠한 지배권도 얻지 않음)
이건 구글의 character.ai 인수, 마이크로소프트의 inflection 인수, 메타의 Scale AI 인수와 유사하다. 정부의 규제 없이 AI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렇게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인수한 회사들의 결말이 그다지 좋지 않다. character.ai는 이전과 같은 상승세가 없고, inflection은 소비자 AI 사업을 철수했으며, Scale AI는 OpenAI, MS, xAI와 같은 고객을 잃고 있다. 정부의 규제를 피하려고 하는 행위가 오히려 AI 기업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는 것 같다.
(11) AI를 원치 않는 대중에게 강제로 떠먹이는 현상
AI 기능이 기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주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포함되고 있다. 심지어 가격까지 인상되어, 원치 않아도 AI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작가 Ted Gioia는 이러한 AI 기능들이 유저를 돕거나 AI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AI 부서가 기존 서비스에 끼워팔아 손실을 숨기는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마치 식당에서 돌을 디저트로 내놓고, 가격에 포함시켜 모두가 돌을 먹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의 혁신(전기, TV, 인터넷 등)은 대중의 자발적인 수요로 자연스럽게 확산됐지만, AI는 사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기업이 강제로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이 AI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거나, 선택권 없이 서비스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용률은 높아지지만, 실제로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12) BTS를 넘어선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한국 기업이 아닌 컬럼비아 픽처스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 주도로, 매기 강·크리스 아펠한스·애런 워너 등 비한국인 제작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K팝이 더 이상 한국이라는 국적에만 머무르지 않고, 힙합처럼 전 세계 누구나 만들고 소비할 수 있는 ‘글로벌 장르’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13) AI 인플루언서 시대의 시작
스페인에서 탄생한 가상 인플루언서 ‘아이타나 로페즈’는 일정 지연도, 사생활 논란도 없이 매달 1만 유로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인간 인플루언서를 능가하는 신뢰성과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AI 인플루언서는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강점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Bernstein Research는 이것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장의 판 자체가 바뀌는 신호라고 주장한다. 앞으로는 개별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가상 캐릭터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몇몇 디지털 에이전시와 브랜드가 이익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사람들도 실제 얼굴 대신 아바타 뒤에 숨은 채 활동하게 될 것이고, 누구나 AI 툴과 상상력만 있으면 하나의 ‘스타’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통적인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도 이 새로운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스타를 만드는 기준이 ‘사람의 매력’이 아니라, 얼마나 잘 설계된 이야기와 알고리즘을 갖추고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생각들
생각과 행동을 분리해야 한다. 생각하면서 행동하면 대게 일을 망치는 듯 하다. 행동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생각은 행동을 초기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든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일과 팀원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 다르면, 관리자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까? 이 둘을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을까? 이 둘이 사실은 절대 합일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다.
관점이 정말 중요하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감사는 표현할수록 관계가 깊어진다. 마음에 떠오를 때마다 아낌없이 감사를 전하자.
무언가를 이루거나 행동했다면 분명히 알리자. 티내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어휘가 풍부한 언어일수록 사고를 더 유연하고 깊이 있게 확장하는 데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은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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