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술은 만드는 사람의 심장에서 태어난다
Purpose: the heart of the builder
Purpose: the heart of the builder
지난 몇 년간 디자인 업계에서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떤 방법론이든 그렇듯, 이 접근법도 일정 수준까지는 분명 유용합니다. 새로운 토스터를 설계할 때라면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제격이죠. 하지만 월드와이드웹(www) 같은 것을 설계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989년에 사람들에게 삶을 더 낫게 만들려면 뭐가 필요하냐고 물었다면,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된 분산형 정보 노드 네트워크라고 답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위험은, 디자이너에게서 세상에 대한 비전을 품어야 할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점입니다. 사용자한테 뭘 원하는지 물어보면 되는데, 굳이 비전이 왜 필요할까요? 하지만 이건 매우 협소한 사고방식입니다. 사용자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봅니다. 만드는 사람의 역할은 세상이 될 수 있는 모습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빌더보다 덜 똑똑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사용자는 기술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점진적인 개선만 제안하게 됩니다. 마크 저커버그를 제외하면, 2004년에 페이스북이 웹의 운영체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프로필 페이지를 꾸미는 법, 이벤트 초대장을 보내는 법, 고등학생도 가입할 수 있게 할 건지 같은 것에 관심이 있었을 뿐입니다.
사용자에게 도구 설계를 맡기지 말아야 할 이유가 또 있습니다. 가장 우아하게 빚어진 도구는, 도구의 목적과 만든 사람의 목적이 일치할 때 탄생합니다. 위대한 기술을 만드는 열쇠는 먼저 자기 자신의 목적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사용자 설문 조사로는 절대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자기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아는 최고의 서퍼들은 다음 파도가 어디서 올지 본능적으로 압니다. 서퍼들은 서핑에도, 삶에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마치 바다의 결이 배어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예술가들은 한동안 조용히, 또 조용히, 또 조용히 지내다가 어느 순간 아름다운 무언가를 내놓습니다. 마치 그 아름다움이 침묵과의 교감에서 비롯된 것처럼요. 제가 아는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은 늘 화면에서 벗어나 숲속을 산책합니다. 마치 자연에서 가장 어려운 프로그램 부분을 흡수한 뒤, 책상에 돌아와 그저 타이핑만 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러운 기술은 만드는 사람의 심장에서, 선물과도 같은 곳에서, 자기 자신을 넘어선 직관과 목적에서 태어납니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다준다는 사실에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