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Steve Jobs Secrets of Life”와 “Steve Jobs on Failure”의 내용으로도 유명한, 1994년 11월 11일 NeXT 본사에서 있었던 SCVHA의 회장 John McLaughlin과 Steve Jobs의 인터뷰 일부를 번역했습니다.
번역한 첫 뉴스레터로 해당 주제를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 어린 시절부터의 경험을 돌아보면, 현대 사회 속 많은 사람들이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학업, 취업, 결혼이라는 흐름을 맹목적으로 쫓는 삶을 살아갑니다. 물론, 자신이 주체적으로 살아간다고 믿는 사람도 많지만, 정작 그들조차도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심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인생을 ‘만들어간다’기보다는, 주어진 환경과 주변 시선, 그리고 사회가 정의한 행복을 목표 삼아 살아가는 경우가 훨씬 많아 보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시스템 속에서만 사고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은, 마치 자아를 가진 인간이라기보다는 게임 속 ‘NPC (Non-Player Character)’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직역하자면 ‘사람이 아닌 캐릭터’.
NPC는 자신이 만든 의지가 아닌, 미리 프로그래밍된 대사와 행동만 반복하며 게임 속을 살아갑니다. 그에 반해 Player는 직접 세상을 탐험하고, 결정하며, 게임의 흐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죠.
즉, ‘사람’입니다.
저 역시 한 때는 그런 NPC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이 글은 그런 삶을 무작정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Player가 반드시 더 옳은 존재라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기술적·정치적·사회적으로 격동하는 시대에 맞추어 변화해야하는 개인들을 위해, 과거의 저처럼 수동적인 삶에서 주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Steve Jobs의 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입니다.
이 글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분들,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나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스티브 잡스의 지혜가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Steve Jobs Secrets of Life
John McLaughlin:
이 인터뷰가 ‘젊은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 그 중에서도 특히, 젊은 나이에 세상 밖으로 나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사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영원히 보여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질문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누구보다도 젊은 나이에 사업을 하는 이점을 알고, 당신의 그러한 행동이 젊은 사업가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죠.
그들에게 어떠한 조언을 주시겠습니까?
Steve Jobs: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당신은 자라면서,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고, 너는 그 안에서 네 인생을 잘 살아가면 된다”라는 말을 자주 들을 것입니다.
“벽에 너무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고, 좋은 가족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재미있게 살고, 적당한 돈을 저축하는 삶을 살아라.”와 같은 말처럼요.
하지만 인생은, 그러한 인생은 굉장히 제한적인 삶입니다.
인생은 당신이 오로지 한가지 단순한 사실만을 깨달으면 훨씬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당신이 ‘삶’이라고 부르는 것의 주변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당신보다 더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당신도 그것들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당신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당신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당신이 “삶도 누군가가 만든 것이고, 당신은 그것을 찔러넣을(poke) 수 있다”라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실제로 뭔가가 일어나고, 당신이 밀어넣으면 반대편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즉, 인생은 바꿀(change) 수 있고, 조형(mold)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삶이 그냥 주어진 것이고, 당신은 그저 거기에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벗어던지는 것.
대신, 인생을 포용(embrace)하고, 변화(change)시키고, 개선(improve)하고, 흔적(mark)을 남기십시오.
저는 이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걸 어떻게 깨닫게 되든, 일단 깨닫고 나면, 삶을 바꾸고 싶어질 겁니다. 더 나은 방향으로요. 왜냐하면, 이 세상은 여러모로 꽤 망가져 있으니까요.
한 번 그것을 깨닫고 나면,
당신은 절대로 이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Steve Jobs on Failure
John McLaughlin:
지금부터 제가 하는 질문이 혹시나 틀렸다면 알려주세요.
당신이 Apple을 처음 창업했을 때 혹은 그전에, 제가 당신에 관한 소문으로 들었던 것은 당신이 Gordon Moore(인텔의 공동 창업자), Bob Noyce(인텔의 다른 공동 창업자), 그리고 Xerox PARC(Xerox사의 혁신 기술 연구소) 같은 곳에 직접 찾아갔다는 얘기였어요.
그리고 놀라운 점은, 그런 사람들이 당신에게 문을 정말로 열어주었다는 겁니다.
세상의 다른 많은 곳과 비교해보면, CEO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기회를 얻는 건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어떻게 그런 경험이 가능했나요?
Steve Jobs:
저는 항상 아주 분명한 사실 하나를 발견해왔습니다. 그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한 경험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가, 그들이 ‘묻는 것을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기꺼이 도와주지 않으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냥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 제 나이가 드러나긴 하지만, 제가 12살이었을 때, Bill Hewlett(HP의 공동창업자)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는 팔로알토에 살았고, 그의 전화번호는 전화번호부에 있었죠.
그가 직접 전화를 받더니, “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티브 잡스라고 합니다. 12살이고, 고등학생입니다. 주파수 카운터를 만들고 싶은데 혹시 남는 부품이 있으신가요?”
그는 웃더니 부품을 보내줬고, 그 해 여름엔 휴렛팩커드(HP)에서 저에게 일을 주셨어요. 주파수 카운터를 조립하는 생산 라인에서 나사 조이고 조립하는 일을 했죠.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전화를 걸었을 때, 저에게 “싫다”거나 전화를 끊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냥 ‘물어봤을 뿐’입니다.
단지, 그 사람들이 저에게 무언가를 물어오면, 저는 가능한 한 성실히 응답하려 했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그것만이 최소한의 은혜를 갚는 방식이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대 전화를 걸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대 묻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무언가를 실제로 이루는 사람들’과 ‘꿈만 꾸는 사람들’을 나누는 차이점입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실패할 각오’도 되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무너지고, 불탈 수 있습니다. 전화 통화에서 망신을 당할 수도 있고, 회사를 창업하다가 무너질 수도 있죠.
당신이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결코 멀리 가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