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의 Commits
Commits이 첫 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Commits이 첫 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욱영&지수가 글을 읽고 공유하는 작은 모임이 340명 규모의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160명 규모의 뉴스레터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난 1년간 Commits을 통해 많은 인연이 이어지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번 글은 제가 Commits을 운영하면서 어떤 결정을 내렸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적어보았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똑똑할까요?
학습 성취율은 (1)재능과 (2)투자한 시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학습 성취율은 사람마다 고유한 재능이 있고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높아집니다. 그런데 학습 성취율이 높아지는 속도는 재능과 무관합니다. 재능은 바꿀 수 없기에,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그냥 시간만 투자하면 됩니다.
저는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 학습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습에 시간을 투자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면, 제가 모르는 분야에서도 시간을 쏟고 그 분야에 대해 배우며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부한 분야를 정리해서 공유하는 모임으로 카카오톡 채팅방을 이용해 Commits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학습이라는 분야에 오너십을 가지고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격증명(Proof of Work) 만들기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자격증명(Proof of Work)을 제대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페이스북은 초기에 하버드 대학생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버드라고 하는 자격증명을 가진 이들은 소수이기에 페이스북은 하버드에서 아이비 리그 대학으로,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일반 대학으로 자격증명을 낮춤으로써 확장해나갔습니다.
자격증명이 낮아지면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이탈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팔로워와 좋아요를 이용해 또 다른 자격증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제가 만든 커뮤니티도 하버드 대학생 같은 자격증명이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확장을 위해 자격증명을 낮추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Commits에서 올라오는 콘텐츠의 주제 자체를 어렵게 하고, 지인 초대 기반의 실명 채팅방이라는 방향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했습니다.
Commits은 어렵고 짜증나고 복잡한 주제에 대해 제가 공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그래서 어렵고 짜증나고 복잡한 주제에 관심이 없는 지인에게 이 커뮤니티를 초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주제를 자격증명으로 만들어 커뮤니티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채팅 커뮤니티의 문제점
페이스북은 하버드라는 자격증명을 없앤 이후 텍스트 콘텐츠로 팔로워, 좋아요라는 사회적 지위를 가지게 만들어 이를 얻기 위해서 콘텐츠를 생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방식(텍스트로 상태 업데이트)으로 자격증명을 얻기 어려워지면 뉴스피드, 릴스와 같은 다른 콘텐츠 형식으로 또 다른 자격증명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콘텐츠 생성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가 명확합니다.
그런데 카카오톡 채팅방은 콘텐츠 공유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고(정보 콘텐츠 공유로 사회적 지위를 얻기 어려움) 운영자가 새로운 사회적 지위를 생성할 수 있는 방안이 없습니다.(콘텐츠 형식이 텍스트로 한정되고 플랫폼에 종속됨) 그 결과 사람들은 Commits에 콘텐츠를 공유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답으로 저는 Commits 채팅방의 신규인원에게 자기소개를 강제로 시킵니다. 사람들이 Commits 채팅방에 콘텐츠를 올릴 유인이 없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콘텐츠 공유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기 때문에, 자기소개를 강제로 시킴으로써 첫 대화를 하게 만듭니다. 이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첫 게시글을 유도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실패한 뉴스레터와 성공적이었던 오프라인 모임
저는 지난 1년간, 자기소개 같이 강제 제약이 아니라, 유저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일주일 동안 올라왔던 정보성 콘텐츠를 선별해, 이를 하나로 모아 뉴스레터 형식으로 공유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했습니다.
자신이 채팅방에 올린 정보성 콘텐츠가 선택되어 외부에 공유되었을 때, 이를 인센티브 삼아서 정보 공유가 더 활발해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이 욱영&지수에 한정되어 성공적인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콘텐츠 공유하는 것이 되어야만 운영되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운이 좋게도 BZCF에 지원으로 Commits 오프라인 모임을 운영하게 되었는데,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이 생각보다 강력해서, 오프라인에서 만난 인원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레브잇과 오프라인 모임을 한 번 더 운영했고, 이를 더 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Commits
앞으로 Commits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속 글을 정리하고, 글을 쓰며 Commits을 운영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무언가가 잘 안 될 수 있는 이유보다는 무언가가 잘 되었을 때의 세상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Commits에 있는 분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