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0분 이상 릴스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DM으로 온 영상 하나만 보려 했지만, 어느새 손가락은 멈추지 않고 다음 영상을 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영상이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2초 만에 영상이 흥미로울지 아닐지 판단하고, 흥미가 없다고 느껴지면 바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재미있는 영상을 만나게 되는데, 그 짧은 영상이 주는 즐거움은 꽤 큽니다.
왜 인스타그램은 항상 큰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만 보여주지 않을까요?
이는 일부러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변동 보상’이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는데, 사람은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일관된 보상보다, 예측할 수 없는 보상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기대와 실제 보상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뇌는 더 큰 재미를 느낍니다.
이 글은 이러한 ‘변동 보상’이 사람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실리콘벨리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설명합니다.
원문: The Powerful Addiction of Variable Rewards: How Silicon Valley Uses This
내 친구 니르 에얄(Nir Eyal)이 2012년에 이 개념을 처음 알려줬다. 지금은 지난 10년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이 공통적으로 기반하고 있는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바로 사람의 본능과 행동을 깊숙이 자극하는 ‘변동 보상(Variable Rewards)’이다.
1950년대 심리학자 B.F. 스키너는 ‘변동 보상 스케줄’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실험실의 쥐들에게 레버를 누르면 보상을 주는 실험을 했는데, 보상이 항상 같을 때보다 매번 달랐을 때 쥐들이 훨씬 더 집착하듯 레버를 누른다는 걸 발견했다.
어떤 때는 작은 간식, 어떤 때는 큰 간식, 또 어떤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보상이 예측 불가능할수록, 쥐는 중독적으로 레버를 눌렀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예측 가능성을 원하고, 존재하지 않는 패턴조차 찾으려 한다. 변동성은 뇌에 가장 큰 혼란을 주는 요소이고, 뇌는 자제나 절제보다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 개념은 틴더(Tinder)의 전 CPO 브라이언 노가드가 팜프 팟캐스트에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틴더는 변동 보상을 제품에 정교하게 녹여낸 대표 사례다. 그래서 데이팅 앱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가 되었고, 실제로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앱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아이디어는 게임 산업에서 차용한 것이기도 하다. 게임의 본질은 바로 이 변동 보상에 있다.
니르의 말처럼, “플레이어는 게임에 몰입하기 위해 대부분의 방해 요소를 참고 넘긴다. 변동 보상은 뇌의 방어를 무력화시키고, 그 틈에 새로운 습관의 씨앗을 심을 수 있게 만든다.”
놀랍게도, 이 무아지경의 상태를 우리는 ‘재미’라고 착각한다. 뇌는 끊임없이 다음 보상을 찾게 설계되어 있고, 결코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치트키’나 ‘달성 경험’을 원한다. 예를 들어 틴더의 ’슈퍼라이크(Superlike)’나 ‘부스트(Boost)’ 같은 기능은 항상 긍정적이고, 욕망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또한 이런 제품은 반드시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사용자가 배우거나 고민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일종의 ‘무념무상의 상태(No Mind)’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TV,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처럼 아무 생각 없이 쓸 수 있는 앱들처럼 말이다.
나 역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앱을 휴대폰에서 지워버려야 했다. 원래는 5분만 볼 생각이었는데 매일 몇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용이 쉽고 무의식적이었다.
변동 보상은 행동 설계(Behavioral Design)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많은 성공한 제품 관리자들이 이 원리를 알고 있고, 그래서 우리가 자주 쓰는 앱들에도 깊이 녹아 있다. 나는 이 기술이 대체로 중립적이라고 본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도덕적 판단을 떠나서, 창업자든 투자자든 소비자든 사용자든, 이 도구가 점점 더 널리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힘을 제대로 이해할수록, 우리가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말이 아니라, 말을 두는 사람이 돼라.” – 랄프 샤렐(Raph Charrell)